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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기업 자금조달의 특징과 시사점
2024 01/02
유니콘 기업 자금조달의 특징과 시사점 2024-01호 PDF
요약
유니콘 기업은 기업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비상장기업을 지칭하는 용어로서 각국은 유니콘 기업 배출을 위한 제반 환경 조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유니콘 기업은 성장단계별 투자규모와 유니콘 등재 시까지의 누적 투자규모가 해외보다 유의하게 작고 유니콘 등재 소요 기간은 해외 대비 길어 체계적이고 신속한 자금조달 측면에서 개선의 여지가 있다. 해외 유니콘 기업의 자금조달에는 VC, CVCㆍ기업, PE, 헤지펀드, 뮤추얼펀드, 국부펀드 등 다양한 자본시장 투자자가 참여하고 있으며 크로스오버 투자자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 유니콘 기업의 원활한 자금조달을 위해서도 다양한 자본시장 투자자의 참여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비상장 혁신기업에 투자하는 일반사모운용사의 운용규모 확대와 정책적 지원, 주식형 공모펀드의 비상장주식 투자 허용 등 중기적 관점의 자산운용 규제 완화, PE의 기술기업 투자 확대, CVC의 전략적 투자 유도 등이 필요하다.
유니콘 기업 투자 생태계

유니콘 기업은 기업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비상장기업을 지칭하는 용어로서 일국의 유니콘 기업 수는 해당 국가의 스타트업 생태계와 모험자본시장의 성과를 가늠하는 척도로 두루 인용되고 있다. 유니콘 기업은 다양한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융ㆍ복합 기술과 플랫폼 사업모델을 통해 혁신과 성장을 주도하고 있어 해외 주요국은 유니콘 기업 배출을 위한 제반 환경 조성에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어서 유니콘 기업의 배출은 중요한 정책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유니콘 기업의 원활한 배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유니콘 기업의 고속 성장에 따라 발생하는 대규모 자금수요의 충족이 원활히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가능하게 하는 모험자본 생태계의 구축이 중요하다. 유니콘 기업은 일반 스타트업보다 성장성과 기업가치가 월등히 높아 VC를 중심으로 하는 전통적 스타트업 투자자들이 자금수요 전체를 충족하기 어렵다. 따라서 유니콘 기업의 자금조달에 VC 뿐만 아니라 CVC(Corporate Venture Capital), 기업, PE, 헤지펀드, 뮤추얼펀드, 국부펀드 등과 같은 다양한 자본시장 투자자의 참여가 필요하다. 이하에서는 2022년말 기준 1,150개의 국내외 유니콘 기업의 자금조달 현황을 살펴보고 국내 모험자본시장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한다.1)2)


국내외 유니콘 기업의 자금조달 규모

2022년말 기준 1,150개 유니콘 기업의 국가별 분포를 살펴보면 미국 614개(53.4%), 중국 155개(13.5%), 인도 68개(5.9%)로 상위 3개국이 전체 표본의 72.8%를 차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유니콘 기업 수 21개로 전 세계 8위를 차지하고 있다. 업종별 비중은 핀테크(21.1%), 인터넷(20.2%), 전자상거래(9.0%), 바이오‧헬스케어(7.9%), 인공지능(7.7%), 물류(5.5%), 사이버보안(4.8%) 순이다.

자금조달 규모와 관련하여 유니콘 기업 전체의 총 투자규모 6,890억달러 중 시리즈 C, D, E가 각각 1,097억달러, 1,161억달러, 807억달러로서 전체 유니콘 기업 자금조달 규모의 15.9%, 16.8%, 11.7%를 차지하고 있다.3) 유니콘 기업 등재 시점의 최종 투자단계는 시리즈 C(24.8%), D(23.8%), B(15.2%), E(12.7%) 순이며 유니콘 기업 등재 시점까지의 누적 투자규모는 평균 2억 9천만달러이다. 한편 성장단계별 시리즈 투자의 평균 투자규모를 살펴보면 시드 510만달러에서부터 시작하여 시리즈 A~F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시리즈 F의 평균 투자규모는 2억 3천만달러에 달하는 등 유니콘 기업의 성장이 진행되면서 소요자금의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 또한 시리즈 투자와 별개로 기업과 PE 투자의 평균 규모도 각각 2억 9,660만달러, 2억 6,080만달러에 달하고 벤처대출 규모도 평균 1억 4,490만달러에 이르고 있다.


국내외 유니콘 기업의 주요 투자자

국내외 유니콘 기업 투자에는 스타트업 투자의 핵심 주체인 VC 뿐만 아니라 확장 단계에 주로 투자하는 PE, 투자 대상에 제약이 없는 헤지펀드, 거래소 주식시장에 주로 투자하는 뮤추얼펀드, 전략적 동기가 가미되어 있는 CVC‧기업, 그리고 기타 주요 투자자로서 국부펀드, 상업‧투자은행, 패밀리오피스 등이 모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이들 투자자 중에는 크로스오버 투자로 불리는 투자전략을 구사하는 투자자들이 존재한다. 크로스오버 투자자는 전술한 VC, PE, 헤지펀드, 뮤추얼펀드, 국부펀드 등의 투자자 가운데 수익률 제고를 위해 잠재적 유니콘 기업이 비상장 상태일 때 투자한 후 IPO 이후까지 보유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투자자를 의미한다. 이들은 예상 상장 시점으로부터 길게는 3년, 짧게는 6개월 전, 주로 후기 성장단계인 시리즈 C 이후에 투자하며 상장 전 마지막 투자 라운드를 주도하는 경향이 있다. 크로스오버 투자자들은 기업의 성장단계 중 초창기인 시드 단계의 경우 투자 라운드의 1.1%만 참여하고 있으나 시리즈 A, B, C를 거치면서 시리즈 D 단계에 이르면 투자 라운드 참여 비율이 19.1%에 이르고 있다.

해외에서 크로스오버 투자가 확산된 데에는 사모 비상장시장의 급속한 성장으로 유니콘 기업이 비상장 상태에서 충분한 자금조달이 가능해짐에 따라 상장을 기피하거나 높은 공모가에 상장함으로써 상장 이후의 주가수익률이 낮아진데 근본적 원인이 있다. 즉 이들 투자자들은 잠재적 유니콘 기업을 비상장 상태에서 투자함으로써 위험 프리미엄과 상장 프리미엄을 통해 투자수익을 창출하고자 하였다. 또한 상장 이후에도 지속적인 성장이 이루어지는 유니콘 기업의 특성은 상장 이후 시점까지 보유하는 전략으로 이어졌다.

Crunchbase에 의하면 분석 대상인 4,195건의 유니콘 기업 투자 라운드 중 크로스오버 투자자에 의한 투자건수는 403건으로 9.6%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크로스오버 투자건수를 투자자 유형별로 살펴보면 헤지펀드가 46.9%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다음으로 PE(20.1%), VC(12.4%), 자산운용(11.2%), 국부펀드(8.4%) 순이다. 한편 크로스오버 투자자 수는 49개로 분석표본 상 전체 1,423개 투자자 수의 3.4%만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일부 크로스오버 투자자에 의한 적극적이고 반복적인 유니콘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헤지펀드, 국부펀드, 자산운용의 경우에는 각 유형의 전체 투자건수 중 크로스오버 투자자에 의한 투자건수의 비중이 각각 81.5%, 72.3%, 50.0%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해외와 국내 유니콘 기업 자금조달의 차이

국내 스타트업의 유니콘 등재가 시작되던 시기 국내 유니콘 기업의 자금조달은 대부분 해외자본에 의해 조달되었으며 이를 우려하는 일부의 시각이 존재하였다. 그러나 현재 국내 유니콘 기업 등재가 지속되면서 국내 투자자에 의한 투자 라운드 비중이 증가하기 시작하는 등 국내 유니콘 기업 자금조달에서 해외 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2019년 중반 이후 시리즈 C 투자부터 유니콘 기업 등재 시점까지 국내 리드투자자가 주도한 국내 유니콘 기업은 14개중 6개로 절반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명확한 자금조달 자료가 존재하는 유니콘 기업(엑시콘 포함)에 한정할 경우 2019년 중반 이전에 국내 투자자가 주도한 유니콘 기업은 전체 6개중 1개에 불과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와 국내 유니콘 기업에 유니콘 등재 시까지 투자된 총 투자규모의 평균은 해외가 2.9억달러인데 반하여 국내는 2.0억달러에 불과하다.4) 투자단계별 평균 투자규모를 비교하여도 국내 유니콘 기업은 시드, 시리즈 A~E, 기업투자, PE 투자 모두 해외 유니콘 기업의 절반 이하의 수준에 불과하다. 한편 유니콘 기업 등재에 소요되는 기간도 해외는 평균 7.2년인 반면 국내는 평균 9.6년이 소요되어 해외보다 2.4년 길다.


국내 모험자본시장에 대한 시사점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유니콘 기업 등재 시점까지의 누적 및 시리즈 투자규모가 작고 등재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해외에 비해 다소 긴 것은 국내 모험자본시장이 투자 자금의 규모 확대와 신속한 자금공급 측면에서 개선의 여지가 존재함을 의미한다. 무엇보다 국내 투자자 간 활발한 공동투자와 운용규모의 확대를 통하여 투자규모의 한계를 해소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유니콘 기업의 배출에는 모험자본의 총량과 더불어 다양한 투자자 유형의 모험자본시장 참여가 필요하다. 이 때 크로스오버 투자자는 잠재적 유니콘 기업의 가치를 제고하고 상장 전후의 앵커 투자자로서 IPO의 성공 가능성을 높여 상장 후 주가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

현재 국내 유니콘 기업의 후기 성장단계 자금공급은 일부 VC 및 PE, 소수 일반사모펀드, 일부 정책금융기관 등이 주축을 이루고 있으나 해외에서와 같은 다양한 유형의 투자자 참여가 부족하다. 특히 해외 헤지펀드와 가장 유사한 국내 일반사모펀드의 경우 고성장 기업의 후기단계 투자를 감당하기에는 운용규모가 영세하므로 운용규모 확대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단기적으로는 회수시장 활성화를 위해 운용하는 세컨더리 정책펀드 출자에 일반사모펀드 참여를 확대하고 VC 운용사와 일반사모운용사 간 공동운용에 대한 인센티브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제도 도입을 검토 중인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기존 국내 모험자본 투자 재원에 추가하여 후기단계 투자를 확대할 수 있으며 국내 금융투자회사의 모험자본 투자 역량을 축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식형 공모펀드의 경우에도 수익률 제고를 통한 시장 침체 극복을 위해 비상장주식을 편입할 수 있도록 자산운용 규제를 제한된 범위 내에서 완화하는 것을 중기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 다만 주식형 공모펀드의 비상장주식 투자는 비상장주식 장외유통시장의 활성화와 비상장주식 가치평가와 같은 관련 인프라 구축과 병행하여 검토하여야 한다. 한편 지난 20년간 고성장한 국내 PE도 기술기업 투자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해외 PE 시장에 발맞추어 운용전략의 다변화와 투자 기회 확보 차원에서 기술기업 투자 확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혁신기업의 스케일업과 가치제고에 CVC‧기업 투자자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CVC 투자 확대와 전략적 투자를 유도하는 정책 프로그램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
 
1) 본 고에서 논의하는 국내외 유니콘 기업의 자금조달 현황은 저자 이슈보고서의 분석결과를 재인용한 것이다(박용린, 2024, 『유니콘 기업 자금조달의 특징과 국내 모험자본시장 시사점』, 자본시장연구원 이슈보고서 24-01).
2) 글로벌 모험자본 데이터 공급기관인 CBInsights가 제공하는 2022년 말 기준 글로벌 유니콘 기업 목록에 등재된 1,143개의 기업과 동 목록에 포함되지 않는 국내 유니콘 기업 7개사를 합산한 1,150개의 유니콘 기업에 대하여 Crunchbase의 상세 투자 자료를 이용하여 자금조달 행태를 분석하였다.
3) 일반적으로 스타트업의 성장단계별 자금조달은 시드(seed), 시리즈 A, 시리즈 B, 시리즈 C 등의 순으로 이루어진다. 시드 단계는 제품개발 또는 시장조사와 관련된 소요자금을, 시리즈 A는 매출 또는 사용자 발생 후의 소요자금을, 시리즈 B는 제품-시장 적합도 검증 후의 소요자금을, 시리즈 C는 신규 시장 진출, 기업인수, 신규 제품 개발 등의 사업 확장을 위한 소요자금을 조달한다.
4) 2022년말 기준 해외와 국내 유니콘 기업의 평균 기업가치는 각각 32.3억달러, 27.3억 달러이며 그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다. 또한 21개 주요국의 유니콘 기업 누적 투자규모와 GDP의 상관계수는 0.017(p=0.94)에 불과하여 유니콘 기업의 평균 자금조달 규모는 경제규모와 상관이 없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