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연구원의 보고서 자료를 소개합니다.
최근 국제사회는 기후변화 대응을 촉진하기 위해 더욱 광범위하고 강화된 온실가스 감축 노력과 행동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는 기업과 자본시장 참여자에게 큰 도전이자 과제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하면서 2030년 NDC를 상향 조정하고 세부 이행 방안을 제시하였고, EU는 탄소 국경 조정제도 도입안을 발표하는 등 대내외적인 기후변화 대응 노력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탄소 가격은 점진적으로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며,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탄소 가격이 현재의 수준보다 더욱 상향되어야 한다는 점에 전 세계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이러한 배경하에 본 연구는 탄소 가격 상승이 우리나라 기업과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모형을 통해 추정해보고, 이를 토대로 국내 기업과 자본시장 참여자에게 탄소 리스크의 중요성과 이에 대한 선제적 관리의 필요성을 환기하고자 한다. 더불어 해외에서 꾸준히 논의되고 활용됐던 여러 탈탄소 투자 방법론을 조사하고 이를 소개함으로써 국내 금융투자회사와 기관투자자의 효과적인 탄소 리스크 관리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
탄소 가격의 인상이 국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대체로 모든 산업에서 탄소중립 경로에 부합하는 탄소 가격의 상승은 기업의 재무적 손실의 증가로 이어진다. 둘째, 이러한 재무적 손실의 확대는 부도와 같은 신용위험의 악화로 연결된다. 또한 이러한 경향은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산업에서 더욱 현저하게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산업 간의 상호작용을 고려한 모형으로 탄소 리스크의 영향을 살펴본 결과, 탄소 배출의 비용충격은 고탄소 산업뿐만 아니라 이와 연계된 저탄소 산업에도 유의미한 파급효과를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본 고의 실증분석 결과는 국내 기업과 자본시장 참여자에게 탄소 리스크의 중요성과 향후 이에 대한 대응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다음으로 투자자가 탄소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 구성 방법론을 조사하고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해외의 경우 포트폴리오의 탄소 리스크를 줄이면서 동시에 벤치마크와 유사한 위험-수익률 특성을 갖는 투자 방안에 대한 논의가 지속된 것으로 파악된다. 둘째, 이러한 저탄소 투자의 핵심은 투자 포트폴리오의 탄소중립을 유지하면서 투자 수익률의 불확실성과 그린워싱의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투자자의 꾸준한 투자와 관여가 지속될 수 있는 형태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함으로써 투자기업에 대해 탈탄소 유인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셋째, 우리나라 주식시장 상장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 자료를 활용하여 해외에서 사용되는 탈탄소 지수 구성 방법론을 적용한 결과, 적절한 파라미터를 설정하면 포트폴리오의 탄소중립을 달성하면서 동시에 투자자의 기회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적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고의 내용을 바탕으로 향후 우리나라 자본시장에서도 다양한 방식의 탈탄소 투자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탄소 리스크가 국내 기업에 미치는 영향과 해외에서 꾸준히 활용된 탈탄소 투자 방법과 사례가 주는 시사점은 명확하다. 여전히 우리나라는 자본시장의 기후변화 대응 관점에서 장기 투자자의 탈탄소 투자가 활성화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향후 머지않은 미래에 탄소 리스크는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며,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탄소중립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탄소의 가격이 적정 수준에 도달할 경우 투자기업과 포트폴리오에 미치는 영향은 분명할 것이다. 투자자는 탄소 리스크를 투자 포트폴리오의 중대한 위험요인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으며, 이와 연관된 노력과 행동을 촉진해야 한다. 국내 기업과 산업부문의 자구적인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기업의 주주로서 투자자가 탄소중립 목표를 세우고 지속가능성 있는 투자를 활성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