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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F의 현황과 퇴직연금 자산운용 체계
2024 04/01
TDF의 현황과 퇴직연금 자산운용 체계 2024-07호 PDF
요약
목표일펀드(Target Date Funds: TDF) 규모가 2021년말 정점에 도달한 후 2023년말까지 정체를 보이고 있다. 2022년 수익률 악화가 주요 원인이다. 그리고 사전지정운용제도의 효과가 현재까지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ETF 등 경쟁 상품의 활성화도 그 요인이라 할 수 있다. TDF는 투자자의 개별적인 투자지시가 없어도 자산의 구성을 조정한다. 따라서 TDF는 확정기여형(Defined Contribution: DC) 퇴직연금 자산운용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기금형 퇴직연금 등 본격적인 집합적 투자가 가능한 퇴직연금 자산운용 체계가 활성화되기까지는 TDF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비용 인하 등 자산운용 업계의 부단한 상품 개선이 요구된다.
급성장하던 목표일펀드(Target Date Funds: TDF)의 증가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1) TDF의 순자산액이 2021년말 정점에 도달한 이후 감소 추세를 보이다가 2023년말에서야 그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었다. 2022년 수익률 악화가 TDF 성장률 저하의 주요 원인이겠지만, ETF 등 대체 투자상품의 등장, 그리고 사전지정운용제도 제도의 미흡한 효과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TDF의 성장률이 낮아지고 있다. TDF에 유입되는 자금의 주요 원천은 DC형 퇴직연금 자산인데, TDF는 DC형 퇴직연금 자산운용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자산운용사가 시장 상황에 맞추어 자산배분을 조정해주는 TDF는 자산운용에 익숙하지 않은 많은 퇴직연금 가입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다. 따라서 TDF의 성장은 DC형 퇴직연금의 안정적 발전에 매우 중요하다.

TDF의 성장률이 낮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TDF의 현황과 성과를 점검해 보는 작업은 퇴직연금 제도의 발전을 위해서 의미 있는 작업이라 생각한다.2)


TDF의 규모

TDF의 성장세가 2021년말을 정점으로 둔화되고 있다. 2023년말 기준 TDF 설정액은 8.6조원, 순자산액은 11.0조원에 이르렀다(<그림 1> (a) 참조). TDF 순자산액은 2021년말 기준 10.9조원에서 1,000억원도 증가하지 않았고, TDF 설정액은 2021년말 8.1조원에서 2023년말 8.6조원으로 5,000억원 정도 증가하였다. 2020년말 기준 4.2조원이었던 TDF 설정액이 2021년말 8.1조원으로 2배 가까운 성장을 하였을 때와 비교해 보면 성장세의 둔화를 실감할 수 있다. 주가 하락에 따른 TDF의 성장률 저하는 미국 TDF에서도 나타난다(<그림 1> (b) 참조).3)

목표일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2023년말 현재 TDF2030의 규모가 가장 크다(<그림 2> (a) 참조). TDF2025는 목표일에 가까운 펀드이기 때문에 2021년을 정점으로 감소 추세를 보인다. TDF2015, TDF2020의 추세를 보면 더욱 급격한 감소 추세가 보인다. 이에 비해 목표일이 2030년 이후인 TDF들은 증가 추세에 있다. 목표일에 따른 TDF의 규모 변화를 보았을 때 TDF의 증가세가 약해지는 배경에는 베이비 붐 세대들의 퇴직과 그에 따른 펀드의 인출도 작용하고 있다 볼 수 있다. 이에 대응하여 향후 목표일 이후에도 가입자가 부분인출을 하면서 나머지 부분은 지속적으로 운용하는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

2023년말 기준 TDF에 투자된 퇴직연금 자산은 8.0조원으로 TDF 순자산의 72.5%에 해당한다(<그림 2> (b) 참조).4) 그리고 2023년말 기준 퇴직연금 외에 개인연금 TDF가 1.8조원(17.2%), 일반 펀드 TDF가 1.2조원(11.2%)을 차지하고 있다. 2016년 50%를 넘던 일반 펀드 TDF의 비중이 급격히 줄고, TDF가 연금 펀드의 투자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TDF 시장의 성패는 자산운용사의 경쟁 구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말 기준 20개의 운용사가 TDF를 출시하고 있는데, 운용사별 TDF 설정액을 살펴보면 상위 3사의 점유율이 72.4%, 상위 5사의 점유율이 91.8%에 이른다. TDF 상위 운용사들은 상대적으로 TDF 출시가 빨랐고 펀드 수도 많았다(<표 1> 참조).
 

 

 


 
TDF의 수익률과 비용

2018년 이후 2021년까지 안정적이었던 TDF 수익률은 2022년 주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크게 낮아졌다. 2021년 11.2%대에 머물던 TDF의 수익률은 2022년 -15.4%로 대폭 낮아졌다(<그림 3> (a) 참조). 목표시점별 수익률을 비교해 보면 수익률이 높았을 때는 목표일이 멀수록 수익률이 높았으며, 2022년처럼 주식시장이 하락기일 때는 반대의 경향이 나타났다. TDF의 목표일이 멀수록 주식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퇴직연금 TDF의 총보수율은 2016년 평균 0.85% 수준에서 2023년 0.61%로 낮아지는 추세이다(<그림 3> (b) 참조). 그리고 초기에는 일반 TDF보다 수수료율이 높았다. 평균적으로 퇴직연금 펀드의 보수율이 일반 펀드의 보수율보다 낮은 점을 고려하면 초기 퇴직연금 TDF의 총보수율은 상대적으로 높았다고 할 수 있다.5) ETF에 투자하는 TDF는 2020년 3월 처음 출시되어, 2023년말 기준 순자산 규모는 1,400억원(1.3%) 정도인데, 보수율은 일반 TDF의 2/3 수준이다. ETF가 지속적으로 활성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TDF의 비용 인하 압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TDF와 퇴직연금 자산운용 체계

국내 DC형 퇴직연금은 미국 401(k)형 퇴직연금처럼 가입자가 자산운용을 주도한다. 미국 401(k)형 퇴직연금이 개인이 주도하는 형태를 취하게 된 이유는 401(k)형 퇴직연금의 자금 출처가 가입자 개인의 급여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401(k)형 퇴직연금 이전의 퇴직연금은 확정급여형(Defined Benefit: DB) 퇴직연금은 물론이고, DC형 퇴직연금도 사용자의 기여금으로 조성되었기 때문에 기업, 기금이 자산운용을 주도하였다. 그러나 401(k)형 퇴직연금의 자산은 기본적으로 개인이 매년 받을 급여에서 일부를 연금 계좌에 넣고, 그에 대해 사용자가 일부 대응 기여하는 방식으로 조성된다. 따라서 가입자 ‘개인의 돈’이기 때문에 가입자가 직접 운용하는 방식이 채택되었다. 401(k)형 퇴직연금의 경우와 비교해 볼 때 국내 퇴직연금 제도는 퇴직금 제도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퇴직금은 임금의 일부로 보기 때문에 개인 주도의 자산운용 방식이 채택되었다고 볼 수 있다. 401(k)형 퇴직연금이든 국내 DC형 퇴직연금이든 개인이 주도하는 자산운용 방식은 논리적으로 보면 타당하지만 퇴직연금 가입자가 자산운용의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의사결정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6) 또한 개인 퇴직자산 규모의 한계로 인해 적절한 분산투자가 불가능하다. TDF는 이러한 개인투자자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상품이다. 기금형 퇴직연금이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입자의 투자지시 없이 자산구성을 조정할 수 있는 유일한 상품이기 때문이다.

가입자가 겪는 투자 의사결정의 어려움, 결정 지체 등을 고려하여 사전지정운용제도가 2022년 7월 시행되었고, TDF는 기본 상품에 포함되었다. 그러나 사전지정운용제도 자체의 한계와 2022년 주식시장의 침체와 맞물려 사전지정운용제도가 아직은 TDF의 증가 추세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7)

향후 DC형 퇴직연금 자산운용의 개선을 위해 기금형 퇴직연금, 집합적 DC형(Collective DC) 퇴직연금 등 다양한 방식이 모색될 수 있다. 그러나 그 이전까지는 TDF가 역할이 여전히 중요하며, 그 역할을 다하기 위해 목표일 이후를 염두에 둔 상품 개발, ETF의 활성화에 대응, 비용 인하 등 TDF의 지속적인 개선이 요구된다.
 
1) 목표일펀드는 목표일이 가까워질수록 자산배분이 보수적으로 조정되는 펀드이다. 이때 목표일은 투자자의 자산 필요 시점, 대개 퇴직 시점을 기준으로 하며, 자산배분곡선(glide path)에 따라 자산배분이 이루어진다.
2) 분석 작업에는 제로인, FnGuide, 금융투자협회의 데이터가 사용되었다.
3) 2022년 국내 TDF의 벤치마크인 MSCI ACWI지수는 19.8% 하락하였다.
4) TDF 내 퇴직연금 펀드의 비율은 2016년말 24.7%, 2017년말 39.5%, 2018년말 49.6%, 2019년말 45.6%, 2020년말 58.9%, 2021년말 70.2%, 2022년말 72.4%, 2023년말 72.5%로 매년 TDF 내 퇴직연금 펀드의 비중이 높아졌다.
5) 2022년말 기준 퇴직연금 펀드의 연간 평균 총보수율은 0.82%, 일반 펀드의 연간 평균 총보수율은 1.04%이다(제로인).
6) 동일한 논리에서 보면 국내 DB형 퇴직연금도 가입자가 자산운용을 주도해야 한다. 그런데 DB형 퇴직연금에서는 사용자가 적립금에 대해 임금 상승률만큼의 수익률을 보장한다. 따라서 사용자 주도의 투자도 타당성을 갖는다.
7) ‘사전지정운용제도’라는 명칭으로 도입된 디폴트 투자 옵션(Default Investment Alternatives)이란 가입자의 명시적인 의사표시가 ‘없을’ 때 퇴직연금 적립금이 투자되는 기본 투자상품을 말한다. 그런데 국내 사전지정운용제도는 가입자에게 사전에 디폴트 투자 옵션을 선택하도록 함으로써 이미 의사표시가 ‘있는’ 투자상품이 되었다. 특히 디폴트 옵션에 원리금보장형 상품이 포함됨으로써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집중된 기존의 투자방식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한 사전지정운용제도의 특성상 적격상품에 포함되기 위해서는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이는 TDF 설계 경험이 적은 소규모 회사에게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