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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달러화 자금조달시장의 구조 변화 및 시사점
2021 01/04
미달러화 자금조달시장의 구조 변화 및 시사점 2021-01호 PDF
요약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전세계적인 유동성 경색을 경험한 미달러화 자금조달시장은 위기 이후 은행부문의 건전성 제고를 위한 규제 강화 등으로 인해 다양한 변화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통적으로 글로벌 대형은행의 달러화자금 중개 업무를 통해 글로벌 달러화자금 수요를 충당하던 기존 달러화자금시장의 구조는 최근 주요 기관의 달러화표시 채권 발행 확대 및 외환스왑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확대 등의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단기 달러화 자금조달시장에서는 고비용ㆍ저유동성 상황이 지속되는 등 다양한 구조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수출실적 개선 등으로 현물환 외환시장의 양호한 유동성 상황이 유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은행차입금으로 유동성 공급이 이루어지는 외화자금시장에서는 수요우위 현상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어 최근 글로벌 달러화 자금조달시장의 구조변화는 국내 외화자금시장에도 일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에 우리나라는 외환시장 안정성 제고 측면에서 달러화자금시장의 구조적 변화 요인에 대한 철저한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되며, 특히 최근 구조변화는 글로벌 은행들의 자금공급 여력 제한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국내 외환스왑시장의 불균형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외화자금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2020년 초 코로나19 확산 과정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원ㆍ달러 환율은 최근 원화 강세요인이 부각되면서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코로나 재확산 가능성 등 다양한 외부요인에 따른 외화유동성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의 미연준과의 통화스왑계약 연장 등은 향후 글로벌 경기 변동 요인에 대비한 외환시장의 안정성 제고를 위한 선제적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외화자금시장의 유동성 불안요인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은 글로벌 미달러화 자금조달시장의 구조변화로 인해 기존과 상이한 다양한 위험요인에 의해 국내 외화자금시장의 유동성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는 우려에 기반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본고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미달러화 자금조달시장의 구조변화를 살펴보고 이에 따른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변화의 배경 
 

주요 국제거래의 기축 통화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미달러화 자금조달시장은 전세계적으로 막대한 유동성이 공급되고 있는 세계 최대의 자금조달시장이다. 전통적으로 미달러화 자금조달시장의 유동성 공급은 글로벌 대형은행을 통해 이루어져 왔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까지 글로벌 대형은행의 레버리지 확대를 통한 달러화 중개 비즈니스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 왔으며, 이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 및 금융기관의 달러화 자금수요를 충당하는 재원으로 활용되었다. 
 
최근까지도 미달러화 자금조달 수요는 비은행 부문을 중심으로 확대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주요 국제거래의 기축통화로서 미달러화의 위상이 지속되고 있음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최근 통계에서도 주요 국제거래 통화로서 미달러화의 비중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으며, 또한 최근 글로벌 해외증권투자 확대 추세는 미달러화자금 수요 확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최근 아시아 지역 기관투자자의 해외증권투자는 보험사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며, 해외투자에 따른 헤지수요 확대 등 미달러화 자금조달 수요 확대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1) 
 
기존 글로벌 대형은행 중심의 달러화자금 조달 및 공급 구조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점을 계기로 구조적 변화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대형은행의 과도한 레버리지 확대가 금융위기의 범세계적 확산을 초래하였다는 인식 하에 위기 이후 주요 선진국 및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대형은행의 달러화 비즈니스 확대를 제한하는 다양한 건전성규제의 도입 및 강화가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BIS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의 과도한 외화자금조달을 제한하는 유동성 규제 등을 신규 도입하였으며, 비미국계 은행의 주요 단기 달러화 자금조달 경로였던 미국 MMF(Money Market Fund) 시장의 규제 강화는 이들 비미국계 은행의 달러화 조달을 어렵게 만들었다. 또한 글로벌 은행 자체적으로도 극심한 달러화 유동성 위기의 경험은 기존 무위험 차익거래로 인식하여온 달러화 비즈니스에 대한 인식 변화의 계기로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규제 변화 등은 주요 선진국 은행의 건전성을 개선시키는 긍정적 효과를 견인한 것으로 평가되는 한편 글로벌 미달러화 자금시장의 조달 및 공급 측면에서 다양한 구조변화를 발생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주요 대형은행의 건전성이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달러화 유동성 경색이 발생함에 따라 미달러화 자금조달시장의 구조적 변화요인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미달러화 자금조달시장의 구조 변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달러화 자금조달시장의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은행 부문의 달러화자금 공급 감소 추세이다. 이는 특히 최근까지 달러화자금 수요 확대 추세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달러화자금 공급주체로 중심 역할을 차지하였던 은행 부문의 공급여력이 위축되고 있다는 점에서 달러화자금시장 구조변화를 초래하는 주요인으로 볼 수 있다. 아래 <그림 1>에 나타난 바와 같이 글로벌 은행의 국경간 대출 잔액은 2019년 말 기준 약 11.6조 달러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최대치 대비 약 8% 감소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특히 기존 글로벌 달러화자금 중개 비즈니스 확대를 주도하여 온 유럽계 은행의 비중이 크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감소 추세는 은행부문의 달러화 자금공급 확대를 통해 글로벌 달러화 자금조달시장의 규모가 크게 확대되었던 이전 시점과 뚜렷한 대비를 보이고 있다. 2019년 말 기준 글로벌 GDP 대비 은행부문의 비중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최대치(22%) 대비 약 5%p 이상 하락한 17% 수준으로, 달러화 자금수요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은행부문의 달러화 자금중개 역량과 여력은 크게 감소하고 있다. 
 
은행부문의 달러화 비즈니스 감소추세와는 대조적으로 주요기관의 자본시장을 통한 미달러화 자금조달 규모는 최근 빠른 확대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림 1>에 나타난 바와 같이 2019년 말 기준 주요 글로벌 기관의 채권발행을 통한 미달러화 자금조달 총액은 약 12조 달러로 은행 대출을 통한 자금조달 규모를 초과하고 있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시점의 채권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비중(32~34%)을 크게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달러화 신용창출의 경로가 기존 은행 중심에서 자본시장을 통한 직접 자금조달의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달러화 자금조달시장의 구조적 변화는 최근 주요 연구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주제로 Shin(2013) 등은 자본시장을 통한 달러화 신용창출 확대 추세를 최근 미달러화 자금조달시장 구조변화의 주요 특징으로 보고하고 있다.2) 
 

 
한편 은행부문의 달러화자금 공급 축소는 단기 미달러화 자금조달시장의 상시적인 유동성 부족이라는 새로운 현상을 초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비미국계 은행의 MMF 시장을 통한 단기자금조달 여력이 크게 위축되면서 주요기관의 단기자금조달 수요가 외환스왑시장으로 집중됨에 따라 단기 달러화 자금조달시장에서는 수요우위 불균형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기존 무위험금리평가이론(Covered Interest Parity)3)에 따라 균형을 유지하던 외환스왑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간 불균형 상태가 지속되는 등 단기 달러화자금시장은 기존 시점 대비 상시적인 고비용ㆍ저유동성 구조로 변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Du(2019) 등은 최근 미달러화 자금조달시장의 균형점 도달 경로의 변화를 아래 <그림 2>와 같이 제시하고 있다. 즉 단기 달러화자금 공급 곡선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규제 강화 등으로 인해 우상향 방향으로 이동하였으며, 이에 따라 기존 관점에서의 달러화 자금조달시장의 불균형이 최근 구조변화에 따른 새로운 균형점으로 해석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국내 외화자금시장에 미치는 영향 및 시사점 
  

미달러화 자금조달시장의 구조변화는 글로벌 은행의 대출행태에 변화를 가져오면서 우리나라의 외화자금시장에도 다양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외환스왑시장의 불균형 지속 등의 상황은 앞서 살펴본 글로벌 시장의 구조적 변화요인에 기인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한수ㆍ이승호(2021)의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주된 외화차입 경로인 국내은행의 해외차입금 규모는 글로벌 은행의 공급여력 감소에 기인하여 축소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국내 외환스왑시장의 불균형 확대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최근 미달러화 자금조달시장의 구조변화는 국내 외화자금시장의 안정성 제고 측면에서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최근 구조 변화로 인해 글로벌 달러화 자금조달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다양한 위험요인에 대한 세심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특히 최근 비은행 부문의 달러화자금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 시점에 경험한 바와 같이 글로별 경기 둔화에 따른 주요 비은행 기관의 안전자산 선호도 확대 시점에 외화유동성 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비은행 금융기관의 상시적인 외화유동성 확보 노력을 자체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정책당국 또한 긴급 상황에 대비한 외화유동성 공급채널을 상시 구축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최근 달러화 자금조달의 수단으로 채권발행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국제금융시장의 국제채권 발행 여건 변화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은행차입 대비 안정적으로 인식되고 있는 채권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경로 또한 롤오버 시점의 발행여건 악화는 해당 기관의 자금 압박 및 비용 상승을 통해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향후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금리변동성 확대 시점에 대비한 탄력적인 전략 마련 등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더불어 최근 달러화 자금조달시장의 변화는 구조적인 변화 요인에 기인하고 있는 만큼 향후 우리나라의 외화자금조달 전략 또한 이러한 구조적 변화에 맞게 다변화하는 방향으로 유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 본고는 “김한수ㆍ이승호, 2021(발간예정), 글로벌 미달러화 자금조달시장의 변화 및 우리나라에 대한 영향 분석, 자본시장연구원 연구보고서”의 내용을 요약ㆍ발췌하여 작성하였다.
1) BIS(2020)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 동아시아 3개국(한국, 대만, 일본) 보험사의 해외증권투자 총액이 약 1.5조달러에 달하고 있으며, 달러화 헤지 비중은 일본 약 60%, 대만 약 5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2) Shin, H., 2013, The second phase of global liquidity and its impact on emerging economies, Keynote address at Federal Reserve bank of San Francisco Asia Economic Policy Conference.
3) 내외금리차와 해당 통화간 현ㆍ선물 환율차이(스왑레이트)간 평형 상태를 지칭 (, 로그화 단위 표시 기준)
4) Du, W., 2019, The U.S. Treasury basis and the dollar risk factor, commentary at Federal Reserve Bank of Kansas City Jackson Hole Economic Policy Symposi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