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의 리스크 요인과 시사점 | 자본시장포커스 | 발간물 | 자본시장연구원
ENG

발간물

자본시장포커스

경기회복의 리스크 요인과 시사점
2020 12/07
경기회복의 리스크 요인과 시사점 2020-26호 PDF
요약
코로나19로 인해 상반기 크게 위축되었던 국내외 경제는 3분기 이후 회복세를 기록하였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위험요인이 누증되었는데, 경기회복이 지연될수록 취약 요인이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기업신용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수익성이 악화됨에 따라 비우량 기업을 중심으로 신용위험이 확대될 수 있다. 민간부문 서비스업의 부진 지속으로 고용이 크게 감소함에 따라 경제의 회복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경제가 안정적인 성장경로에 진입할 때까지 잠재리스크가 확대되지 않도록 적극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 신용리스크가 확대되지 않도록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면밀하게 점검하고, 필요시 기업유동성지원기구의 매입기간 연장 등을 고려해야 한다. 고용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는 서비스업에 대해서는 재정지원을 통해 소비둔화의 장기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대응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경제는 상반기중 코로나19 충격으로 크게 위축되었다가 하반기 이후 성장세로 전환하였다. 주요국들의 경제성장률은 2분기 저점을 기록한 후, 3분기부터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표 1>). 충격 초기 큰 혼란을 겪었던 세계 금융시장도 각국 중앙은행과 정부가 그 어느 때보다도 적극적인 시장안정화 조치를 시행함에 따라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다. 
 

 
우리나라도 코로나19 이후 기준금리 인하, 금융시장 안정화 프로그램1) 운영 등으로 금융시장이 대체로 안정을 되찾은 가운데, 3분기 GDP도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기록하였다. 적극적인 정책대응으로 국내경제의 단기적인 위험은 크게 낮아졌으나, 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 등으로 향후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이에 본고에서는 코로나19 이후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잠재된 위험요인을 살펴보고자 한다.
 
 
기업신용의 가파른 증가 및 기업실적 악화
 

코로나19 이후 기업신용은 경제활동에 비해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림 1>은 명목GDP와 산업대출금(금융업, 공공행정 제외)의 증가율을 나타내는데, 2012~2017년중에는 비슷한 증가세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였다. 그러나 미중 무역갈등, 글로벌 경제 성장세 둔화 등으로 2018년 이후 명목 성장률이 산업대출 증가율을 지속적으로 하회하였다. 코로나19 충격 이후에는 정책금융 프로그램이 적극적으로 운영됨에 따라 경제활동과 산업대출 증가율 간의 괴리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명목GDP 대비 산업대출금의 비율은 2017년말 49.9%에서 2020. 9월말 62.4%로 빠르게 증가하였다(<그림 2>).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은 무역분쟁에 따른 대외 여건 악화 등으로 코로나19 이전부터 둔화되었다. <그림 3>과 <그림 4>는 각각 12월 결산 외감법인(금융업 제외)의 매출액증가율과 매출액영업이익률 추이를 나타낸다. 매출액증가율은 2017년 9.9%에서 2019년 -1.7%로 크게 감소하였으며, 매출액영업이익률 역시 같은 기간 중 7.5%에서 4.9%로 감소하였다. 이러한 여건 하에서 수익성이 크게 낮은 기업이 증가하고 있는데,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 1을 하회하는 한계기업의 비중(기업수 기준)은 2017년 11.4%에서 2019년 14.3%로 상승하였다.2) 한계기업의 재무적 안정성은 크게 낮은 수준3)을 기록하고 있는데 경제회복이 지연될 경우 한계기업을 중심으로 경제 전반의 신용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비우량물을 중심으로 신용경계감 상존
 

금융상황이 크게 완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채권시장에서는 비우량물에 대한 신용경계감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전세계적 확산으로 신용스프레드는 모든 등급에서 3~4월중 크게 확대되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안정, 시장안정화 조치 등으로 6월 이후 신용스프레드가 축소세로 전환되었으나, 그 속도는 등급별로 차별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그림 5, 6>). 
 
AA등급 이상 우량물의 경우, 6월 이후 신용스프레드가 지속적으로 축소되며 신용경계감이 크게 완화되는 모습을 나타내었다. 반면 A등급 이하 비우량물의 스프레드는 8월 이후부터 축소되기 시작하였으며 그 속도도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11월말 AA+와 AA-의 신용스프레드는 2019년말 대비 각각 1bp, 7bp 확대된 데 반해, A+와 BBB+의 신용스프레드는 각각 18bp, 20bp 확대된 수준을 기록하는 등 비우량물에 대한 신용경계감은 크게 해소되지 않은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낮은 신용등급을 가진 기업은 공모시장에서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정책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고 있다. 3월 이후 비우량물을 중심으로 회사채 수요경쟁률이 하락하고 미매각 비율이 증가하였다(<표 2>). 특히 BBB등급 이하의 경우 수요경쟁률이 100%이하를 기록하며 미매각 비율이 큰 폭 증가하였다. 이에 따라 저신용 기업들은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 등 정책금융 프로그램을 통한 미매각분 인수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기업유동성지원기구의 증권 매입 기간은 설립일로부터 6개월 후인 내년 1월 13일 종료 예정이다. 비우량채권의 만기도래규모는 2020년 10.6조원에서 2021년 11.2조원으로 소폭 확대되는데(<그림 7>), 현재와 같이 비우량물에 대한 신용경계감이 지속될 경우 차환발행의 어려움으로 인해 신용위험이 실현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하향될 경우, 신용리스크가 증대될 수 있다.
 

 
  
서비스업의 부진 및 고용감소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대면 업종을 중심으로 서비스업이 크게 위축되었다. 1분기 서비스업(금융업 및 공공행정 제외)은 3.5% 감소하였는데, 이는 외환위기(1998. 1분기 -7.2%)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그림 8>을 통해 외환위기, 금융위기, 코로나19 이후 서비스업의 추이를 비교해보면, 2008년 금융위기 당시보다 코로나19에 의해 더 큰 충격을 받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코로나19의 산발적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됨에 따라 서비스업의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19 충격 이후 2분기 경과한 현재 서비스업은 충격 이전 수준의 95.6%에 그치고 있다. 이는 과거 위기기간과 비교해도 회복세가 크게 지연되는 모습인데, 민간부문 서비스업의 취약한 복원력을 나타낸다.
 
코로나19 이후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고용이 크게 감소하며 소득여건이 악화되고 있다(<그림 9>). 10월 서비스업(금융업 및 공공행정 제외) 취업자수는 전년동기대비 50.4만명 감소하며 외환위기 당시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4) 서비스업이 국내경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5)을 감안할 때, 서비스업의 회복 지연에 따른 소득 여건 악화로 경제 전반의 회복세가 약화될 위험에 유의해야 한다.
  

 
 
정책적 시사점
 

하반기 이후 국내외 경제는 반등하였으나,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의 잠재리스크가 상존하며 경기회복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민간신용의 가파른 증가, 서비스업의 부진 등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누증된 위험요인은 경기회복이 지연될수록 취약성이 빠르게 증대될 수 있다. 백신 및 치료제가 상용화되어 본격적인 성장세에 진입할 때까지 리스크 요인들이 확대되지 않도록 적극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 저신용 기업을 중심으로 신용리스크가 확대되지 않도록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면밀하게 점검하고, 필요시 기업유동성지원기구의 매입기간 연장 등을 검토해야 한다. 한편, 고용 위축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서비스업에 대해서는 소비둔화 등 경제 회복력 약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재정지원을 통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
 
1) 한국은행 RP매입을 통한 전액공급방식의 유동성 지원, 채권시장안정펀드 및 증권시장안정펀드 조성, 회사채 신속인수제도 및 회사채·CP 차환발행 프로그램(산업은행), 코로나19 피해 대응 P-CBO보증(신용보증기금),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 설립을 통한 저신용 회사채·CP매입 지원 등
2) 2019년 한계기업의 비중은 자산기준으로는 9.1%, 부채기준으로는 13.5%를 기록하였다.
3) 2019년 비한계기업의 총자산부채비율(부채/총자산) 중위수가 60.8%인데 반해, 한계기업은 이보다 크게 높은 83.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4) 취업자수 규모가 외환위기 당시보다 크게 증가한 데서 기인하는 영향도 있으므로 이에 유의해서 비교해야한다. 서비스업(금융업 및 공공행정 제외)의 취업자수는 1997년말 1,094.7만명에서 2019년말 1,722.3만명으로 증가하였다.
5) 서비스업(금융업 및 공공행정 제외)은 우리나라 고용(2019년말 취업자수 기준)의 63.5%, 국내총생산(2019년 기준)의 49.4%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