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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개인투자자 주식 순매도에 대한 분석 및 시사점
2020 11/09
연말 개인투자자 주식 순매도에 대한 분석 및 시사점 2020-24호 PDF
요약
올해 개인투자자의 증시 대규모 유입으로 연말 개인 순매도에 따른 시장 충격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과거 개인투자자의 연말 순매도에 대해 분석한 결과, 개인투자자의 연말 순매도는 과세 회피 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도 외에도 기관투자자의 배당투자 및 차익거래에 따른 매수요인도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과거 개인 순매도에 따른 주가에의 영향은 기관의 수요 여부에 따라 차별적으로 나타나는데, 연말 기관의 투자수요가 높은 주식에서는 개인투자자의 순매도에 따른 주가하락이 관측되지 않는다.

다만 올해 경제충격 여파로 상장기업의 배당여력 감소 및 이에 따른 연말 기관투자자의 수요 저하가 예상되지만, 개인투자자의 지속적인 위험자산 선호 현상으로 올해 연말 주식시장 투자자금 흐름은 과거와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올해 개인투자자의 주식 투자가 급증하면서, 연말 대주주1)의 조세회피 목적 매도로 인한 시장 충격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우려의 배경에는 올해 급격히 확대된 개인투자자 저변과 단계별로 강화된 양도소득세 기준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기재부는 불필요한 시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을 현행 10억원으로 유지하기로 확정했지만, 올해 국내 증시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며 연말 차익실현을 위한 개인투자자의 순매도가 예년에 비해 강화될 가능성 또한 상존한다. 
  

  
통상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은 연말 보유 비중 또는 금액으로 확정되기 때문에, 연말이 다가올수록 개인투자자의 수급 불균형(order imbalance)2)이 대량 보유자를 중심으로 매도(sell) 쪽으로 치우칠 수 있는 것은 타당한 추론이다. 실제로 <그림 1-1>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과거 개인투자자는 12월이 되면 주식을 순매도하는 경향이 다른 달에 비해 높게 관측되었고, 이러한 매도 중심의 수급 불균형은 최근 들어 더 강해졌다(<그림 1-2>). 
 
하지만 해당 자료는 어떤 주체가 거래를 주도(initiate)하는지 식별이 불가하다는 점에서, 연말 개인투자자의 수급 불균형을 다른 주체의 매수수요도 함께 고려해서 판단해야 한다. 이에 본고에서는 연말 개인투자자의 순매도 중심의 수급 불균형을 개인투자자 및 기관투자자의 거래요인과 함께 분석하고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개인투자자의 매도요인과 기관투자자의 매수요인
 
세금 결산시점을 기준으로 개인투자자의 매도 유인이 증가하는 것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국지적인 현상은 아니다. 가령 주식에 대한 자본이득세(capital gain tax)를 과세하는 미국에서도 과거 연말이 다가올 수록 세금을 최소화하기 위한 개인투자자의 매도 성향이 강해졌음을 확인한 바 있다(Ritter, 1988). 다만 손익통산이 가능한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자본이득세를 최소화하기 위해 손실(loss)이 발생한 종목을 미리 매도하지만, 우리나라와 같이 손익통산이 불가한 경우 연말에 이익(gain)을 미리 실현할 유인이 강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3)
  
한편 위 <그림 1-1>에 제시된 것처럼 12월에는 주로 증권사 및 연기금의 순매수가 관측되고, <그림 1-2>에 따르면 특히 증권사의 연말 순매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2010년대 중반 이후 급증한 증권사의 연말 순매수세는 배당투자 및 이와 연동된 프로그램매매와 연관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배경에는 2010년대 이후 점차 증가하고 있는 배당수익률이 있다. <그림2-1>과 <그림2-2>는 배당지급 기업의 연도별 배당수익률과 배당성향을 나타낸다. 이에 따르면 국내 상장기업의 배당수익률은 추세적으로 증가하여 2015년부터 국고채 수익률을 상회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또한 배당성향도 점점 증가하고 있어, 저금리 환경에서 배당투자에 대한 매력이 부각되었다.
  

  
무엇보다 국내 상장기업의 약 98%는 12월을 회계연도 결산월로 지정하고 있고, 배당을 지급하는 기업 중 연간배당만 실시하는 경우가 약 93%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연말은 대주주의 과세대상 지정 시점과 동시에 배당금 지급 기준일4)이 되어, 다양한 투자주체의 거래행태가 연말을 중심으로 변화할 수 있다. 
 
분석에 앞서 연말 전후 개인투자자 및 증권사의 누적 순매수 추이를 살펴보자. 우리나라는 주식거래 후 2거래일(D+2)이 지나야 결제가 완료되므로, 연말 최종거래일로부터 2일 전을 중심으로 실질적인 거래 패턴이 변화할 것이다. 아래 <그림 3-1>과 <그림 3-2>는 과거 배당지급 여부5)를 기준으로 그룹을 나눠 개인투자자와 증권사의 누적순매수 추이를 나타낸 것이다.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증권사는 배당주를 중심으로 순매수를 지속하다 배당기준일 이후 순매도로 전환되는 것으로 관측되고, 개인투자자는 정확히 반대 패턴을 보인다. 이를 통해 추측할 수 있는 것은 첫째, 향후 배당성향이 증가할 것을 기대한 기관투자자의 단기 매수세가 연말이 다가올수록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과 둘째, 이로 인해 오히려 개인투자자의 연말 순매도세가 다른 시기보다 더 강하게 관측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연말 개인투자자 순매도 중심의 수급 불균형 요인 및 영향 분석
 
전술한 논의를 요약하면, 연말 개인투자자의 순매도 중심의 수급 불균형에는 크게 개인투자자의 차익실현 매도요인6)과 추세적인 배당성향 증가를 기대한 기관투자자(주로 증권사)의 배당 차익거래(dividend arbitrage) 매수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을 기대할 수 있다.
 
앞서 제시된 거래요인들이 개인투자자의 수급 불균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개인투자자의 매수-매도 주문 불균형(buy-sell order imbalance)7)을 측정하고, 두 가지 거래요인의 대용치(proxy)로 과거 기업의 배당수익률8) 및 본 분석에서 추정한 개인투자자의 평균 미실현 자본이익률(unrealized capital gain rate)을 활용한다. 본 고에서 추정한 미실현 자본이익률은 시장자료를 기초로 하여 개인투자자의 평균 매수단가와 특정 시점(가령 12월 초)의 주가간의 비율로 산출한다. 이는 해당 종목을 보유한 개인투자자의 평균적인 미실현 자본이익률에 대한 추정치이며, 미실현 자본이익률이 높을수록 향후 개인투자자의 차익실현 매도 유인이 증가할 것을 가정한 것이다.9)
  
먼저 분석에 포함된 주식10)을 개인투자자의 차익실현 매도요인(미실현 자본이익률)을 기초로 매월 상ㆍ하위 30%로 분류하고, 두 그룹의 익월 평균 개인투자자 수급 불균형을 살펴보자. 아래 <그림 4>에서 확인되는 바와 같이, 개인투자자의 차익실현 매도요인에 따른 수급 불균형은 매월 꾸준히 관측된다. 즉, 차익실현 유인이 높은(낮은) 종목에서 순매도(순매수) 중심의 수급 불균형이 나타난다. 하지만 이러한 수급 불균형의 차이는 12월이 되면 유독 확대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상ㆍ하위그룹간의 월평균 수급 불균형 격차는 차익실현 유인 상위그룹을 중심으로 특히 12월에 증대되는데, 이러한 요인은 세제 등에 따른 개인투자자의 연말 매도요인도 분명히 작용하겠지만, 위 전술한 기관투자자의 매수요인과 결합되어 나타나는 현상일 수 있다.
  

   
다음으로 기관투자자의 매수요인을 함께 고려하여 살펴보기 위해, 표본 주식을 11월 말에 개인투자자의 차익실현 매도요인(미실현 자본이익률) 및 기관투자자 매수요인(배당수익률)을 기준으로 각각 3그룹으로 나눠(총 9그룹), 연말(12월) 평균 개인투자자 수급불균형을 산출한다. <그림 5-1>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12월에는 전반적으로 매도 중심의 수급 불균형이 관측되지만, 수급 불균형에 두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함을 알 수 있다. 먼저 개인투자자의 차익실현 매도요인이 강할수록 개인투자자의 수급 불균형은 확대되지만, 개인투자자의 매도요인이 높음과 동시에 배당투자 유인이 강할수록 개인투자자의 수급 불균형이 확대된다. 즉, 연말 개인투자자의 매도 중심의 수급 불균형은 개인투자자의 차익실현 매도요인에 유의미한 영향을 받지만, 배당과 같은 기관투자자의 단기 수요요인에도 동시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연말 개인투자자의 수급불균형에 대한 시장 영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만약 개인투자자의 매도요인의 영향이 강하다면, 같은 기간 주식수익률은 개인투자자의 수급 불균형과 연관이 깊을 것이다. <그림 5-2>는 개인투자자 차익실현 매도요인 그룹 내에서 배당수익률과 연말 주식 초과수익률의 관계를 나타낸 것이다. 연말 개별주식의 수익률은 개인투자자의 매도요인에도 일부 영향을 받지만, 보다 특징적인 점은 배당수익률(기관투자자의 연말 투자수요)과 더욱 관련이 깊다는 것이다. 배당 투자수요가 높은 주식의 수익률은 같은 시점 시장수익률을 상회한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기관투자자의 연말 매수수요가 적은 그룹(가령, 배당수익률=0)에서는, 개인투자자의 차익실현 매도요인에 따른 주가하락이 관측된다. 이렇듯 기관투자자의 매수수요가 충분했던 경우, 개인투자자의 매도 중심 수급불균형이 주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사료되고, 연말 주식가격 결정에 있어 개인투자자보다는 실질적인 가격발견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투자자의 영향이 더 컸던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맺음말
 

위 분석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연말 개인투자자의 매도 중심의 수급 불균형은 조세회피 등에 따른 개인투자자의 차익실현이 분명한 영향을 끼치지만, 그 외 증권사와 같은 기관투자자의 매수요인도 함께 작용한다. 반면 주가에 대한 영향은 연말 순매수를 지속해왔던 기관투자자의 거래가 더 크게 작용해 개인 순매도에 따른 주가 하락은 기관의 수요가 적은 주식에 집중되었다. 일반적으로 기관투자자의 수요가 적은 주식의 시가총액 비중이 낮기 때문에, 과거 개인투자자의 연말 순매도에 따른 전체 주식시장에의 영향은 미미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올해 코로나19 충격 이후 개인투자자의 증시 유입이 지속되었고, 이후 증시 회복으로 연말 양도소득세 회피를 위한 차익실현 유인이 예년에 비해 증대될 수 있다. 또한 올해 상장기업 수익 감소에 따른 배당여력 저하로 연말 개인투자자 순매도의 영향이 이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어 보다 면밀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점은 단기적인 수급 불균형에 따른 가격 괴리는 펀더멘탈(fundamental)이 악화되지 않는 한 다른 주체의 투자수요로 빠르든 느리든 이내 적정가격으로 회복된다는 것이고, 올해와 같이 개인투자자의 위험자산 수요 지속과 저가 매수수요가 높게 유지되는 시장에선 일시적인 주가하락에 따른 매수주체가 다른 개인투자자일 가능성도 높다.
  
1) 여기서 ‘대주주’는 국내 상장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요건에 부합하는 모든 투자자를 칭한다.
2) 특정 투자 주체의 수급 불균형은 거래가 매도 또는 매수 중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정도를 의미한다.
3) 소위 전망이론(prospect theory)에서 나타나는 손실/이익에 대한 비대칭적인 위험선호/회피 현상으로, 통상 개인투자자는 손실보단 이익을 우선적으로 실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말 매매행태에 대해 정확히 밝혀진 바는 없지만, 대주주 요건 부합 가능성 및 양도소득세에 대비해 이익이 발생한 주식을 중심으로 연말에 미리 이를 실현할 가능성이 높다.
4) 우리나라의 경우 직전 영업연도 말을 배당기준일로 해석할 수 있는 각종 상법 규정(예를 들어, 상법 제360조 제3항)으로 인해 직전 영업연도 말이 통상 배당기준일이 된다.
5) 기업이 사전공시를 실시하지 않는 한, 실제 투자시기에 배당금 지급여부와 금액을 알 수 없으므로, 예견 편향(look-ahead bias)을 최소화하기 위해 과거 배당금 지급을 기준으로 분류한다.
6) 여기서 다루는 개인투자자의 차익실현 매도에는 연말 세제 유인도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이며(황세운, 2020), 자료의 한계로 포괄적인 의미의 개인투자자 차익실현 매도요인으로 정의한다.
7) 개인투자자의 매수-매도 주문 불균형은 순매수금액/(매수금액+매도금액)으로 산출된 비율로 -100%(순매도)부터 100%(순매수)까지의 값을 가질 수 있다.
8) 예견 편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과거 4/4분기(연말 배당의 경우 연간) 배당금과 12월 초 주가간 비율로 산출한다.
9) 구체적으로 Grinblatt and Han (2005)에서 제시된 방법론을 활용하며, 종목별 개인투자자의 평균매수단가와 거래량을 토대로산출한다. 이러한 방법론은 과거 미국 주식시장의 1월 효과를 연말 세금-손실 매도 가설(tax-loss selling hypothesis)로 설명하고 자 했던 연구(e.g., Reignanum, 1983)를 참고한 것이다.
10) 연말 개인투자자 순매도는 대형주에서만 주로 관측되기 때문에, 분석 표본을 코스피코스닥 대형 보통주식(시가총액 상위 30%)으로 설정한다. 중소형주를 모두 포함해도 결과의 질적인 차이는 없다.
 
 
참고문헌
 

황세운, 2020, 『대주주 지정 회피를 위한 주식거래행태 특성 분석 및 주식 양도소득세제에 대한 시사점』, 자본시장연구원 이슈보고서 20-09.
Grinblatt, M., Han, B., 2005, Prospect theory, mental accounting, and momentum, Journal of Financial Economics 78(2), 311-339.
Reinganum, M. R., 1983, The anomalous stock market behavior of small firms in January: Empirical tests for tax-loss selling effects, Journal of Financial Economics 12(1), 89-104.
Ritter, J. R., 1988, The Buying and Selling Behavior of Individual Investors at the Turn of the Year, Journal of Finance 43(3), 701-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