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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포커스

거래소 특례상장 증가와 투자자 보호 방안
2020 03/03
거래소 특례상장 증가와 투자자 보호 방안 2020-05호 PDF
요약
최근 특례상장을 통한 혁신기업의 거래소시장 진입이 눈에 띄게 증가하였다. 2015년부터 2019년 사이 총 72개의 기업이 상장하며 실질적으로 상장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특례상장은 기술력과 성장성이 뛰어난 유망기업이 거래소시장에 진출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으나, 투자자 보호 관점에서 우려도 존재한다. 감독당국과 거래소는 신성장 산업의 시장건전성을 제고하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기업 공시를 강화하고 회계투명성을 높이는 등 제도적 보완을 위해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향후 다변화된 상장경로를 통해 거래소시장에 진출하는 특례상장 기업이 더욱 증가하면서, 산업 및 기업 특성에 맞는 차별화된 평가와 관리방안의 필요성이 높아질 것이다. 투자자들의 활발한 참여와 혁신기업의 성장이 조화를 이루며 발전해 나갈 수 있기 위해 투자자, 증권사, 거래소, 감독기구의 유연한 대처와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몇 년간 더 많은 기업에 상장기회를 제공하기 위하여 노력해왔다. 특히 코스닥시장은 기술성장 특례상장을 통한 혁신기업의 시장진입이 눈에 띄게 증가하였다. 2018년과 2019년 두 해에만 43개의 기업이 상장하였다. 같은 기간 스팩 상장을 제외한 코스닥시장의 신규상장은 142개사로, 특례상장을 통한 상장이 전체의 1/3을 차지한다. 기술력과 성장성이 뛰어난 유망기업이 코스닥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허용하고 시중의 유동성을 주식시장으로 유도하는 계기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그런데 대표적인 고수익-고위험 산업인 제약ㆍ바이오 기업이 집중적으로 상장되면서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본고는 특례상장 현황과 특징을 살펴보고 향후 특례상장시장의 발전과 투자자 보호를 위한 방안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특례상장 확대와 상장기업 특성

코스닥시장 기술성장 특례제도는 크게 기술특례 상장과 성장성특례 상장으로 구분된다. 기술특례 상장을 위해서는 거래소가 지정한 2개의 기술 전문평가기관에서 A와 BBB 이상의 평가등급을 받아야한다. 반면 성장성특례 상장은 기술평가 없이 상장주관사가 성장성을 인정하여 추천한 기업이 상장가능하며 대신 투자자 보호를 위해 주관사의 풋백옵션이 존재한다.

기술특례 상장은 성장형 바이오벤처기업의 상장을 위해 2005년 3월 도입됐다. 2014년에는 보다 많은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기술특례 대상업종을 전 업종으로 확대하였다. 2017년에는 상장주관사의 추천에 기반을 둔 성장성특례 상장이 도입되었다. 또한 같은 해에 기술력이 아닌 독자적인 사업구조를 가진 기업의 상장을 허용하기 위해 기술특례에 사업성 평가 부분을 추가하며 상장경로를 다변화하였다.

기술성장 특례상장은 영업성과를 요구하지 않으며 낮은 수준의 시가총액 또는 자기자본 기준을 충족하면 상장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4년까지 실제 기술성장 특례를 통해 상장된 기업은 총 14개에 불과할 정도로 상장실적이 저조하였다. 그러나 2015년 이후 실질적으로 주목할 만한 상장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 동안 총 72개 기업이 기술성장 특례상장을 통해 신규상장되면서 상장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특례상장기업 면모 중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업종별 편중이 강하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2019년 말 기준 88개의 기술성장부 소속기업 중 제약ㆍ바이오 및 의료장비, 의료서비스 등 의료업종1)에 해당하는 기업이 64개사로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2019년 나노 신소재, 음성인식 소프트웨어 등 非바이오 업종 특례상장 사례가 증가하였으나, 의료업종은 여전히 시가총액 기준으로 기술성장기업부 전체의 86%라는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전체에서 의료업종의 비중이 6%, 기술성장기업부를 제외한 다른 코스닥소속부에서 18%인 점과 비교된다.

일각의 우려대로 특례상장제도를 통해 거래소시장에 진입한 제약ㆍ바이오 기업의 재무성과는 저조한 상황이다. <표 1>은 상장시장 및 상장경로별로 제약ㆍ바이오 업종에 속한 기업들의 평균 재무현황을 보여준다. 2018년 기준 기술성장기업부 제약ㆍ바이오 기업은 평균 시가총액 5천5백억원, 평균 매출액 142억원 규모의 기업이다. 평균 당기순손실은 107억원으로, 40개의 제약ㆍ바이오 기업 중 당기순이익을 실현한 기업은 5개사에 불과하였다. 이는 유가증권시장이나 코스닥시장의 다른 소속부에 속한 제약ㆍ바이오 기업의 실적에 비해서도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제약ㆍ바이오 업종의 특성상 당장의 매출보다는 연구개발에 집중할 필요성이 크기 때문에 당장의 저조한 재무성과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탄탄한 재무성과가 아닌 성장 잠재력을 갖춘 기업에 대한 선호 증가는 국내 거래소시장에만 국한된 현상은 아니다. 2015년부터 2019년 NYSE와 NASDAQ의 신규상장 기업 총 544개사 중 205개가 바이오테크 기업이며 이중 상장 전 순이익을 실현한 기업은 3개사에 불과하다.2) 홍콩의 경우 바이오기업 유치를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18년 바이오테크에 특화된 별도의 상장경로를 마련하여 주시장(Main Board)의 높은 진입장벽을 넘지 못한 이익미실현 바이오테크기업을 유치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개인투자자 관심 증가와 투자위험

성장성을 갖춘 바이오 기업의 상장이 일반적 추세라 할지라도 해외 시장과 달리 국내 코스닥시장은 개인투자자 주도의 시장이라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기술성장기업부에 소속된 제약ㆍ바이오 기업의 시가총액은 2015년 초 대비 2019년 말 6.4배 성장하였다. 2017년 말에는 주가 급등으로 시가총액이 급격하게 상승하여 한때 2015년 초 대비 10배까지 증가하였으나 2019년 중순에는 현재와 유사한 수준으로 다시 급락하였다. 이 과정에서 개인투자자들은 주가가 급등하였던 시기에 보유 주식을 매수하여 일부 이익을 실현하였으나 그 외의 기간에는 순매수를 지속하였다. 그 결과 2015년부터 2019년까지 개인투자자가 기술성장기업부 제약ㆍ바이오업종에 투자한 누적순매수 규모는 3조원이다.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 전체의 개인투자자 순매수 거래대금이 19조원임을 감안할 때 개인투자자들의 신규 상장 제약ㆍ바이오 업종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국내 기관투자자는 일부기간을 제외하고 매도세를 이어와 2015년 초에 비하여 1.7조원을 순매도한 상황이며 외국인 투자자는 최근 순매수세가 순매도로 전환되면서 2019년 말 기준 순매수 금액은 5천억원에 불과하다. 
 

제약ㆍ바이오 산업의 특성상 제품화나 기술이전계약까지 각 개발단계에서 많은 위험요소가 존재한다. 신약개발은 후보물질 발굴, 전임상, 임상 1상, 임상 2상, 임상 3상, 정부 승인, 제품화의 과정을 거쳐서 완성된다. 신약개발에 평균 15년간 1조원 이상이 소요되며 최종 출시 성공률은 0.01%에 불과하다. 바이오시밀러와 같은 복제약 시장은 경쟁사가 선제적으로 출시할 경우 시장진입이 어려울 수 있으며 신규진입 기업 증가로 가격경쟁이 심화돼 수익성을 보장하기 어렵다. 이처럼 제약ㆍ바이오 산업은 제품화되기까지 성공 불확실성이 높고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대표적인 고위험-고수익 산업이다. 

문제는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제약ㆍ바이오 산업과 개별 기업에 내재된 위험을 인지하여 분석하고 감내할 능력이 충분한가이다. 실제 신라젠, 헬릭스미스 등의 임상실험 실패가 발표될 때마다 주가는 급변동하였다. 또한 2017년 상장한 코오롱티슈진은 허위자료를 바탕으로 식약처 허가를 받고 이를 바탕으로 청약을 유인해 상장사기를 저질렀다는 혐의로 대표가 기소된 상태로 투자자들은 대응에 어려움을 격고 있다.


결론 및 시사점

감독당국과 거래소는 신성장 산업의 시장건전성을 제고하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제도를 보완해나가고 있다. 2018년 금융감독원은 제약ㆍ바이오 기업의 주요정보나 위험에 대한 공시를 강화하기 위하여, 사업보고서 기재 기준을 제시하고 심사를 강화하였다.3) 또한 한국거래소는 2020년 2월 제약ㆍ바이오 업종 공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여 포괄주의 공시체제 하에서 충실한 공시정보가 제공될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4) 금융감독원은 연구개발비의 자산화 처리와 관련된 회계투명성을 높이고자, 개발 제품의 유형과 개발단계에 따라 연구개발비 자산화 가능 기준을 세분화하여 제시하고 공시기준을 마련하였다.5)

향후 특례상장을 통해 거래소시장에 진출하는 기업은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2년간 非바이오 기업 신규상장이 14개사로 부쩍 증가하여 총 20개사가 상장된 상황이다. 앞으로도 소재ㆍ부품ㆍ장비, 핀테크 분야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분야 진출 사례가 늘어날 것이다. 또한 국내기업으로 한정돼 있었던 기술특례 상장이 2019년 해외기업에도 허용되면서 해외기업의 상장 사례도 발생할 것이다.

투자자들의 활발한 참여에 기반을 둔 국내 거래소시장의 역동성과 자금조달이 필요한 혁신기업이 조화를 이루며 상생해나갈 수 있기 위해서 투자자 및 증권사, 거래소, 감독기구의 유연한 대처와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시장신뢰도 제고와 투자자 보호를 위해 기업 부실화에 대한 모니터링과 불공정행위 적발을 위한 감독당국과 거래소의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 성장 초기 단계의 혁신기업이 증가하고 산업군이 다변화될수록 정보비대칭성이 높고 기업 상황에 대한 파악이 쉽지 않아 기업부실화나 불공정행위 발생 우려가 높아진다.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본적인 신뢰가 훼손되지 않도록 불공정거래나 공시의무위반 행위, 상장 유지과정에서 발생한 불법적 요소에 대해 보다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조사하여 엄중히 조치해야 한다. 

상장요건이 완화된 만큼 성장 초기의 역량 있는 기업을 발굴하고 평가할 상장주관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특례상장을 통해 진입한 기업이 상장 이후 성장해가는 과정에서 시장상황 변화나 예측하지 못한 기술개발 및 상품화 실패로 부실화되는 것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상장 심사 당시 기술력과 성장성이 미비하거나 허위사실에 근거한 부실기업에 상장이 허용돼서는 안 된다. 다양한 기술기업을 평가할 수 있도록 주관사의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

상장기업에 대한 투자자의 인식 변화도 필요하다. 일반적인 상장 기준 하에서는 기업의 거래소 상장을 계속기업으로서의 지속가능성과 재무적 건전성이 검증된 상태로 인식해도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그러나 특례상장의 경우 상장유지를 위한 충분한 자격요건이 검증되고 보증되었다기보다는 잠재력을 인정받았다고 해석하는 것이 적절하다. 투자자는 특례상장 제도를 통해 상장한 기업이 다른 상장종목에 비해 많은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기업이 자발적으로 적시에 충실한 공시를 하도록 기업 공시에 지속적 관심을 가지고 기업가치와 성장잠재력에 대한 전문가 분석이 확대될 수 있도록 요구하며 단기성과 보다는 기업의 내재적 가치에 관심을 가지고 장기투자를 늘려나가야 한다.

또한 산업특성별로 차별화된 기준이 필요한 사례들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관련이슈를 공론화하여 관계당국과 거래소, 투자자간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해나가는 적극적 대응자세가 필요하다.
 
1) 산업군은 FICS(FnGuide Industry Classification Standard) 분류체계에 따라 구분하였다.
2) Ritter, J.(2019)
3) 금융감독원(2018. 8. 14), 금융감독원(2018. 12. 24)
4) 한국거래소(2020. 2)
5) 금융감독원(2018. 9. 19)


참고문헌

금융감독원, 2018. 8. 14, 제약ㆍ바이오 기업의 공시실태 및 투자자 보호 방안, 보도자료.
금융감독원, 2018. 9. 19, 제약ㆍ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비 회계처리 관련 감독지침, 보도자료.
금융감독원, 2018. 12. 24, 제약ㆍ바이오 기업의 공시 모범사례 적용 실태점검 결과, 보도자료.
한국거래소, 2020. 2, 제약ㆍ바이오 업종 기업을 위한 포괄공시 가이드라인.
Ritter, J., 2019, Initial public offerings: Technology stock IPOs.